우리는 여러 가전제품들을 사용한다. 그중에서 삶의 질이 확연하게 달라지는 제품이 몇 가지가 있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빨래 건조기'다. 세탁 건조기만 10대가량 써보면서 느낀 점을 정리해 보았다.
세탁 건조기를 써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건조기는 상당히 고민이 되는 제품이다. 세탁을 하고 그냥 널면 그만이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옷이 줄어든다는 이야기도 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빨래 건조기는 정말 좋다. 다만 최소한의 요건 몇 가지는 반드시 갖춰야 한다.
1. 히트펌프 방식의 건조기를 사용할 것
내가 최초로 사용했던 세탁 건조기는 미국 월풀(Whirlpool)사에서 출시했던 '가스 건조기'였다.
한국에서는 생소하지만, 8-90년대에도 설치해서 사용하는 집들이 있었다. 이 기계는 LNG 또는 LPG에 연결하여 사용하는 방식으로, 가스를 태워서 그 열로 빨래를 건조하던 기계였다.
뜨거운 열로 2시간가량이면 옷을 말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문제는 순수 열로만 말리기 때문에 옷감이 수축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면 티셔츠 등이 빠르게 닳았고, 모직 제품은 거의 사용할 수가 없었다.
대부분이 이러한 열건조기 방식이었기 때문에, 이후로 건조기를 선뜻 사용할 수가 없었다. 장마철에도 옷을 잘 말릴 수는 있었지만, 옷감이 상한 게 더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0년 전후로 나오기 시작한 '히트펌프' 방식의 건조기가 등장하면서 판도가 변하게 되었다. 제습기의 원리를 함께 적용하여 열을 적게 쓰면서 수분을 빠르게 없애기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LG는 트롬이라는 브랜드로 이러한 제품들을 선보이기 시작하였다.
가스식 건조기를 썼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9kg급 트롬 건조기는 아주 신세계였다. 우선 옷감의 손상이 확실히 적어졌고, 옷감의 수축도 훨씬 덜하게 되었다. 다만 당시 가장 문제는 트롬 건조기의 출시 가격이 200만 원을 넘어갔다는 것이다.
현재는 이 기술이 보다 발전하여 히트펌프에서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으로 진화하였다. 그리고 이 기술 역시 보다 저렴하게 다른 업체들에서 따라 만들고 있는 상태다. 즉, 200만 원이 넘던 가격이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내려오게 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건조기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옷감을 덜 손상시키면서 수분을 제거하는 기술이 있는지를 보아야 한다. 최소 히트펌프가 장착된 제품이라면, 어느 정도 믿고 선택할만하다.
2. 미니 건조기를 선택한다면 별도 베란다가 있을 것, 그리고 부직포 필터 방식은 절대 비추.
9킬로 이상 급의 대형 건조기를 설치하지 못할 상황에서도 건조기를 사용하고 싶은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에는 3-4kg 급의 작은 제품들을 선택하게 된다. 나 또한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미니 건조기를 사용해 본 적이 있었다. 근데 미니 건조기는 또 전혀 다른 세계였다.
당시 사용했던 제품은 위니아 미니 건조기였다. (현재는 업그레이드된 새 상품이 출시되었다) 미니 건조기는 대형 건조기와 달리, 히터로 공기를 순환시켜서 눅눅한 공기를 밖으로 빼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그래서 별도의 물통이 없다. 즉, 수분이 가득한 공기가 기계 작동시간 동안 계속 뿜어져 나온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실내에서 작동하게 될 경우에는 바닥에 물기가 흥건해질 수도 있다. 이를 모르고 사용했던 당시, 출근하며 작동시켜 둔 기계 덕분에 기숙사 바닥이 축축해진 적이 있었다.
이 때문에 미니 건조기를 사용하고자 한다면, 배관을 창밖으로 연결할 수 있는 상황이거나 베란다 공간에 설치해야 가장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오히려 대형 건조기가 물통을 이용하여 수분이 모아, 실내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아이러니다.
현재 3-4kg급의 미니 건조기는 대부분 같은 회사에서 생산을 하며, 로고만 바꿔 달고 출시되는 제품들이 많다. 그래서 미니 건조기로 검색할 경우에는 다 비슷해 보이는 제품들이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대부분의 기계들이 부직포 방식의 먼지필터를 적용하고 있다.
빨래를 건조할 때에는 각종 옷먼지가 나온다. 대형 건조기에서는 메쉬필터로 걸러지기 때문에, 필터를 세척하거나 털면 끝이 난다. 하지만 미니 건조기에서는 1회용 부직포 필터를 사용하게 된다. 물론 2-3회 이상 사용 할 수는 있지만 필터에서 먼지를 제거하며 필터가 쉽게 손상된다. 그러다 보면 필터를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는 점이 매우 신경 쓰인다.
하지만 2022년부터는 미니 건조기에도 대형 건조기처럼 메쉬필터 방식이 적용된 기기들이 출시되고 있다.
위니아 미니 건조기 - 3kg- 예전 사용했던 제품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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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미니 건조기 중에서 필터 세척이 가능한 제품은 이 네 가지다. 집이 좁거나, 베란다에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라면 이와 같은 기계들을 고려해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3. 건조기의 소음은 비슷하다. 하지만 용량은 9kg 급 이상으로 하자.
건조기는 미니 제품이나 큰 제품이나 기본적으로 빨래를 계속 털면서 말리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소음은 무조건 발생한다. 건조기의 소음을 문제 삼고 싶다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미니 제품을 사용할 경우에도 일정 수준의 소음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건조기를 베란다, 세탁실 등에 위치하여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건조기의 용량은 가급적 큰 게 좋긴 하나, 15kg 급을 넘어갈 이유는 거의 없다. 일반 가정용이라면 9kg 급이면 충분하다. 다만 용량이 크면 좋은 점은, 미니 건조기가 아닌 일반 건조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니 건조기도 충분히 좋은 성능을 발휘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공간에 따른 제약이 있다. 그래서 원룸에 자취하는 경우더라도 조금 공간이 부족해도 일반 건조기를 구매하는 쪽이 조금 더 좋을 수 있다. 기숙사 생활 후, 원룸에 살게 된 나의 경우에도 또 다른 미니 건조기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러 큰 건조기를 구입하여 사용했다.
내가 건조기에 이렇게 집착한 이유가 무엇일까?
1. 빨래를 널어두는 시간과 공간이 사라진다.
의외로 세탁을 마치고 빨래를 너는 시간이 길다. 그리고 그 빨래가 마르는 동안 건조대가 놓인 공간도 오래 유지된다. 하지만 건조기를 사용할 경우에는 그 시간과 빨래 건조대가 차지하던 공간이 사라진다. 즉, 빨래로 발생하게 되는 불필요한 시간과 공간이 줄어드는 셈이다.
2. 부드러운 수건이 남는다.
수건을 일반 건조대에서 건조할 경우, 대부분 뻣뻣한 질감으로 마르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수분을 빨아들이는 건조기로 말릴 경우, 수건의 질감이 살아나면서 포근한 느낌이 난다. 샤워를 하고 부드러운 수건으로 몸을 닦는다는 사실은 별 것 아니지만, 나를 위한 중요한 활동이다.
3. 덜 마른 냄새가 나지 않는다.
여름철이 되면, 습한 날씨 때문에 빨래가 잘 마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건조기를 사용하면 이런 경우가 없어진다. 퀴퀴한 냄새라거나, 빨래가 덜 말라서 나는 상한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다. 이 덕분에 사계절 내내 옷은 편하게 입을 수 있었다.
건조기는 아직도 비싼 가전제품이다. 하지만, 다른 여타 가전에 비해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제품인 것도 분명하다. 듀얼 히트펌프 이상의 제품, 9kg급 이상의 제품만 구매한다면 건조기 구매 자체가 인생의 많은 것들을 바꿀 것이다.